120조원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전...뛰는 道 뒷짐 진 市
120조원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전...뛰는 道 뒷짐 진 市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9.01.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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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 유치 경쟁 치열...산자부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다" 입단속
청주·용인·이천·구미 '도전장'...유치시 고용창출효과만 1만명 이상
사진 제공=충청리뷰.
10년간 120조원이 투자될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전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충북도와 청주시의 대응이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 제공=충청리뷰.

 

산업통상자원부가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의 사업지 선정을 두고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10년간 120조원에 이르는 투자금, 1만명 이상의 고용창출효과가 전망되는 대형사업이라는 점에서 지역 국회의원이 선봉에 서서 유치운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특화된 유치조건을 내미는 등 안팎으로 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구미시, 범시민운동 확산

지난 8일 백승주(경북 구미갑) 의원은 SK그룹 및 SK하이닉스 관계자와 면담 뒤 "특화클러스터 조성 사업지로 구미시가 최적지다.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백 의원이 밝힌 구미의 최대 장점은 젊은 노동력이다. 구미시는 이 외에도 청와대 국민청원과, 유치 기원 아이스버킷 릴레이를 진행하며 범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구미시에 앞서 청주시와 용인시, 이천시가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용인시와 이천시는 시의회에서 유치결의안을 채택하고, 산자부에 유치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특히 가장 강력한 후보지 중 하나인 이천시는 시장이 발 벗고 나서 정부에 관련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등 2019년 핵심 사업으로 천명했다.

이천시는 정부의 사업파트너인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지역으로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하지만 대형 클러스터가 들어설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게 결정적인 약점이다.

용인시가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만석 용인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있는 기흥시와 SK하이닉스가 있는 이천과 연접한 곳이 용인시다. 이 때문에 이미 반도체 협력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클러스터가 들어서기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지난달 26일 이장섭 정무부지사와 경제통상국장 등이 하이닉스 본사를 방문해 확보된 부지와 지역 인프라 등을 설명하며 청주 유치 타당성 등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도종환 장관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유치타당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구미시 한 단체에서 진행한 '반도체특화클러스터 유치 기원' 아이스버킷. 구미시는 아이스버킷 릴레이를 통해 클러스터 유치를 범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구미시 한 단체에서 진행한 '반도체특화클러스터 유치 기원' 아이스버킷. 구미시는 아이스버킷 릴레이를 통해 클러스터 유치를 범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청주시 "바빠서 못갔다"
하지만 경쟁지역과 달리 지역 정치인들이나 자치단체장의 공식적 요구 등 드러나는 활동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특히 청주시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어 유치의사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지난달 20일 시의회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수도권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국가균형반전 정책에 역행한 것"이라며 건의문을 채택한 것이 전부다. 청주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도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시에서 별도로 진행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26일 본사 방문 당시 청주시는 동참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바빠서 참석 못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답변드릴 게 없다. 아직 협의 단계고, 어떤 것도 결정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해당 사업은 2028년까지 SK하이닉스와 정부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사업으로 올 상반기 중 사업지가 선정될 것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인만큼 결국 SK하이닉스가 사업지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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