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이 책부터 ‘보고’ 쓰시라
보고서는 이 책부터 ‘보고’ 쓰시라
  • 이재표
  • 승인 2019.01.18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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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만 年 200차례, 뜨는 강사 백승권의 신작 ‘보고서의 법칙’
글쓰기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는 백승권 강사. 사진=박상철 기자
세종경제뉴스를 방문해 글쓰기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는 백승권 강사. 사진=박상철 기자

감성적인 글쓰기의 강자가 기획서 쓰는 법을 강의한다고 할 때 그를 아는 지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고는 하지만 먼저 기자였고 농부였던 그가 돌아갈 자리는 시인이나 소설가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눈코 뜰 새 없는 스타강사로 거듭나더니 실용글쓰기와 관련한 베스트셀러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5커뮤니케이션컨설팅앤클리닉(CCC)’이라는 거창한 회사까지 차린 백승권 대표의 이야기다. CCC에는 백 대표 외에도 책 <대통령의 글쓰기>로 잘 알려진 강원국 작가, 백우진 글쟁이주식회사 대표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다.

백승권 대표가 지난해 1214일에 출간한 <보고서의 법칙>(바다출판사)은 책이 나온 지 한 달 만에 도서판매 순위에서 약진하고 있다. 백 대표 스스로도 토익을 이기는 게 목표다라고 말할 정도다. 출판사도 이례적으로 주요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냈다.

<보고서의 법칙>이 강조하는 보고서의 법칙은 의사결정권자를 중심으로 최대한 짧게 쓰라는 것이다.

백 대표는 백승권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대통령의 핵심정책이나 의제를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했다. 예컨대 군 전시작전권 환수나 한미FTA 같은 굵직한 사안들이 백 전 행정관의 펜 끝에서 정리됐다.

백 대표가 청와대에서 일하기 시작한 2005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나라 최초의 청와대 보고서 매뉴얼이 만들어 졌던 시기다. 이때부터 청와대 보고서는 일정한 틀과 법칙에 맞춰 일관된 흐름을 갖기 시작했다. 백 대표의 실용글쓰기는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나온 셈이다.

백 대표는 대통령에게 수많은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이 보고서 형식이 가장 앞서나가는 수준이었다이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 강의하고 있고 핵심 내용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백승권 저 '보고서의 법칙'
백승권 저 '보고서의 법칙'

실제로 그의 책에는 연간 200차례 강의를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더해졌다. 백 대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중앙부처, 공공기관 등에서 실용글쓰기 섭외 1순위로 통한다. 올해 초에도 삼성전자 직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14차례 교육을 진행했다.

백 대표는 보고서는 다행히 예술이 아니라 기술이다. 작성원리와 방법은 패턴과 공식처럼 일정하기 때문에 익히고 반복하면 익숙해진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충북 괴산 출신이다. 시인을 꿈꾸던 문학도였던 그는 고교시절 문예반에서 활동했고 출가인지 가출인지 불분명한 체험을 거쳐 동국대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문예지 녹두꽃에 두 차례 글을 싣고, 몇몇 문학상에 이름을 올린 필력으로 대학시절 당시 민자당의 3당 합당을 풍자하는 콩트집을 내기도 했다.

문학과 점점 멀어지면서 택한 길은 언론을 비평하는 언론 미디어오늘 기자였다. 그 와중에도 글쟁이의 기질을 떨치지 못하고 언론인 24라는 르포를 책으로 엮기도 했다.

1999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느타리버섯 농사를 지으며 새마을지도자로 깜짝 변신을 시도했다. 그래도 평범한 농부는 아니었다. 2002년 채석장 반대시위로 1주일 동안 구금됐다가 구속적부심 결과 풀려났던 것.

청와대의 부름을 받은 것은 200511월이다.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가 2008년 초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이 시민주권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대통령 기록물을 정리하던 민주주의 2.0’에도 참여했으나, 대통령 서거로 중단됐다.

백 대표는 2014<글쓰기가 처음입니다>, 2017년에는 소설가 허진과 함께 <손바닥 자서전 특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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