己亥년 ‘易’ 단상
己亥년 ‘易’ 단상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9.01.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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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기해(己亥)년이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다 돼간다. 구정 명절이 며칠 안 남았다. 입춘 다음날이 구정이다.음력으로 새해를 맞이했으니, 사람들은 의당 신년운세를 본다. 뿌리 깊은 전통이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소망하는 것들이 이뤄지길 기원한다. 주된 관심사는 금전, 직장, 건강 문제다. 

통계상으로는 10명 중 6명이 신년운세를 본다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이상이다. 그만큼 ‘미래사(未來事)’는 누구에게나 관심 분야다. 삶이란 희망과 걱정의 순환과정이다. 결코 알 수 없는 게 내일이고 먼 미래다. 인간은 출세를 꿈꾼다. 하지만 모두 성공할 수 없다. 성공과 실패는 바다의 밀물과 썰물처럼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새해 운세를 알기 위해 점이나 사주를 보는 것은 인간 본능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역(易)의 힘은 막강하다.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易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주, 타로, 토정비결 서비스는 단연 인기다. 친숙한 풍경이다. 매출 효과도 쏠쏠하다. 선거철에는 운세 사업이 대목이다. 

易 관련 인터넷 시장도 호황을 누린지 오래다. 서점의 易 코너에는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온다. 책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대학에는 易 강좌가 개설되어 강의는 물론, 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易 시장도 성장세로 이어갈 전망이다.   

易의 흐름은 보통 세 줄기로 분류한다. 명리학, 풍수, 한의학이다. 한의학은 인간의 질병에, 풍수학은 땅에,명리학은 사람 즉 인사(人事)에 초점을 둔 학문이다. 예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및 수신(修身)의 학문으로 명리학을 으뜸으로 쳤다. 일이 꼬일 때마다 사람들은 명리학을 즐겨 찾는다.  

명리학은 출생 연월일시를 육십갑자(六十甲子)라는 부호로 바꾼 것이다. 네 기둥에 여덟 글자라서 ‘사주팔자’로 불린다. 팔자 안에는 삼라만상 기운이 함축되어 있다. 부호를 해석하면 숨겨진 운명 파악이 가능하다.자연에 대한 깨달음 없이는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易은 자연의 축소판이다. 동양철학과 한의학 그리고 천문학은 물론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易의 흔적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태극기 안에도 易은 살아 숨 쉰다. 易은 인간 및 우주의 이치를 깨닫게 해준다. 역사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는 易을 잡과로 분류하여 실용학문으로 취급하였다. 정약용, 이황, 이이 등은 易의 대가였다. 易을 통해 천기와 지기를 꿰뚫어 봤던 이순신 장군의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장군은 易에 도통한 수준이었다. 과거 대학자 및 명장(名將)들은 대부분 易의 천재들이었다. 선현들은 易의 숨겨진 힘을 알았다. 易을 정신세계의 지주로 여겼다. 

현대 易은 어떤가? 과거의 易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단지 오락과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易의 정신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미래를 밝혀 줄 등불이다. 발굴하고 창조해나갈 신묘(神妙)한 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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