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의 명암
귀농·귀촌의 명암
  •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 승인 2019.02.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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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

바야흐로 귀농·귀촌 시대다. 귀농·귀촌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자리’ 때문이다. 퇴직자들의 귀농·귀촌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청년들의 귀농·귀촌도 만만치 않다.

청년실업난 해소를 위한 돌파구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존 전통산업의 일자리 시장이 변변치 않다 보니, 귀농·귀촌이 새로운 일자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자리는 귀농ㆍ귀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촌으로도 가고, 산촌으로도 간다. 귀어, 귀산촌이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생겨났다. 

방송에서는 농촌 배경의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인기가 높다. 귀농·귀촌으로 건강도 되찾고, 인생이 즐겁다는 사람들 소식은 흥미를 돋운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로망’으로 다가온다.

시골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차고 넘친다. 젊은 나이에 수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성공사례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는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귀농·귀촌 지원책들은 사람들을 유혹한다. 농수산 특성화 대학이나 관련 학과별 입시 경쟁도 뜨겁다. 

정작 현실은 어떨까. 딴판이다. 많은 돈과 명예를 거머쥔 귀농·귀촌인은 드물다. 첫해부터 농사로 만족할 만한 소득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예상치 않던 홍수, 태풍, 가뭄 등의 자연재해는 늘 두려운 존재다. 농산물 시장 가격도 예측 불허다.

결실이 좋아도 가격이 안 맞으면 손에 쥐는 소득은 기대 이하다. 농촌의 열악한 현실에 수반되는 위험비용도 부담이다. 언제, 어디서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불안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농업 연평균 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업경영 비용은 조금씩 상승하지만, 수익은 턱없이 낮다. 귀농·귀촌 실패로 도시로 재이주하는 역 귀농과 역 귀촌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귀농·귀촌에 가장 힘든 점은 경제적 문제다. 소득과 사업자금 그리고 일자리와 관련된 사항이다. 그밖에 문화 의료복지 및 자녀교육 문제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귀농·귀촌 후 안정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입원 확보는 필수다. 

사람들은 귀농·귀촌을 감행해 보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다. 도시 생활이 힘들 듯 농촌에도 현실이 있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탓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기는 실패를 낳는다. 도시와 농촌 생활환경의 차이를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다. 

먹거리 시장에서 농업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농업 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식·의약 소재 개발은 고부가가치 영역이다. 농산물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농촌에는 일자리 수요가 높고, 발전의 기회는 널려 있다. 여전히 귀농·귀촌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농촌은 아직도 정글 같은 곳이다. 그래서 심사숙고해야 한다. 살아남지 못하면 허사이기 때문이다. 살아남으려면 귀농·귀촌을 안일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귀농·귀촌의 명암(明暗)은 그런 사소한 준비에서 결판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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