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현대인이 좋아하는 지도자의 목소리는?
[조동욱 교수의 소리 세상]현대인이 좋아하는 지도자의 목소리는?
  • 조동욱 교수
  • 승인 2019.09.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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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욱 교수

성공을 위한 한 수단으로 목소리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사실 청각 정보가 가지는 파괴력은 시각 정보의 3배에 해당한다.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아내가 인상 쓴 모습보다는 한마디 들은 것이 못내 기억나는 법이다. 그만큼 청각 정보가 갖는 파괴력은 크다.
예가 조금 이상하지만 시각 장애인이 청각 장애인들 보다 학업 성적이 더 우수하다는 보고도 있고, 청각 정보에 의존하는 라디오 DJ들의 수명이 일반적으로 10년이 넘는다는 것도 주목해 볼 만한 사안이다.
그만큼 목소리에 대한 영향력이 크고 또 이에 따라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는데 좋은 전달력을 가지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정확한 발음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게 되면 그 사람이 말하는 것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중가 한다.
즉, 음성 공학측면에서 보면 주파수변동률, 진폭변동률 등과 같은 요소들이 있는데 이 수치가 좋으면 좋을수록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고 또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면 할수록 신뢰도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예로서 음성을 기반으로 신뢰도 측면에서 정치인을 평가해 보면, 해공 신익희 선생의 수치가 높게 나온다. 또 다른 예로 작년 동계올림픽에서 유행했던 여성 컬링 팀의 ‘영미~’라는 외침이 유행한 것도 이 외침에 대한 신뢰도 수치가 높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한 이유가 된다.
일반적으로 부정확한 발음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조음점의 사용, 이중모음의 부정확한 표현, 말끝을 흐리는 습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아무튼 대인 관계에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자 할 때 내용보다는 음성과 제스처가 더 중요하며 보다 좋은 음성을 내기 위해서는 복식호흡, 목의 아치 개방 그리고 공명에 대해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그건 그렇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지도자의 음성은 무엇일까? 강하고 큰 목소리일까?, 잔잔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하고 큰 목소리보다 잔잔하며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를 선호한다. 다시 말해 ‘나를 따르라’는 리더쉽(leadership)의 목소리보다는 소통하며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가는 팔로우쉽(followership)의 목소리를 좋아한다. 그 단적인 예로 웅변학원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스피치학원이 들어 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튼 크고 강한 목소리에서 잔잔하며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로 선호도가 바뀐 것은 그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가 IT 발달에 따른 사회생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한마디로 현대인들은 말을 잘 안 한다. 이젠 통화보다는 문자와 카톡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사회이다. 심지어 내 경우 부부싸움을 해도 말로 하는 것이 아니고 카톡으로 한다. 그러다보니 크고 강한 소리에 대해 일정 부분 거부감을 느낀다.
대통령 역으로 나오는 영화배우들만 보아도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김명민, 안성기, 이순재 등이 근래 대통령 역을 맡았다. 크고 강한 소리가 아닌 잔잔하며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들의 소유자들이 대통령 역을 맡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순신 장군 역도 마찬가지이다.
옛날 같으면 크고 강한 목소리의 소유자인 유인석, 유동근 등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아야 했는데 지금은 김명민 등이 맡고 있다. 심지어 작년에 대성공을 한 영화 안시성의 양만춘 역도 조인성이 맡았다. 아무튼 IT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도자들의 음성 패턴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하기야 현실 정치에서도 보면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을 보아도 모두 잔잔하고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의 소유자들이다. 크고 강한 목소리의 소유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낙연 총리, 박원순 시장, 황교안 대표 등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잔잔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들을 내고 있고 이들이 차기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 뽑히는 것을 우연한 일로 보면 안 된다. 기술의 변화에 따른 목소리의 선호도의 변화, 향후는 어찌 변할지 궁금할 뿐이다.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음성 분석 전문가다. 조 교수가 체계화한  음성 분석 이론은 학계는 물론 여러 사회분야에서 인정받아 LG학술상, 한국통신학회 우수 논문상, ICT전략기술상을 수상했다. 또한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2018마르퀴즈 후즈 후 인더월드에 등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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