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영 칼럼] 반사회성인격장애
[박종영 칼럼] 반사회성인격장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6.06.1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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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영 전문의

[청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영 전문의]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을 접했을 때, 우리가 더 분노하는 것은 가해자의 범법 행위 자체보다 피해자의 고통에도 변명으로 일관하는 가해자의 행동이다.

박종영 전문의

 최근 여러 가지 사건 중에 전형적인 경우가 안산 인질범 사건인데, 2명을 무참히 살해 하였음에도, 현장 검증 시 반성하는 태도는커녕 뻔뻔하게 유족들을 조롱하고 비웃은 일이다. 이렇게 타인의 고통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를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정확한 정신과적 진단용어로 반사회성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라고 한다.

 남자는 3%, 여자는 1% 정도, 감옥에 있는 죄수인 경우 약 75%가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추정된다. 이들은 치료가 쉽지 않은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전혀 반성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치료자의 선한 의도와 같은 타인의 도움을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교묘히 이용하기 때문이다.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원인을 살펴보면, 양육자의 방임 혹은 가정폭력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알코올 중독자가 있는 가정에서 양육된 자녀일 경우 일반 가정보다 2-3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뇌 구조와 생리적 상태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충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뇌전두엽과 공포반응과 관련이 있는 편도체 기능이 감소된 경우가 많고, 기분과 관련된 세로토닌이라는 뇌호르몬의 기능 저하가 관찰된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인격 장애중 반사회성 인격 장애는 정신과적 영역에서 가장 처음 인지된 인격 장애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신과적 질환이 아닌 단지 범죄자이며 치료적 접근은 어렵다는 견해가 절대 다수이다.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해 법적인 처벌이외에 효과적인 치료적 접근은 전무하다. 암이 한번 발생하면 치료하기 힘들지만,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처럼 반사회성 인격 장애도 치료하기 힘들지만, 그 상태가 되기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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