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매그나칩 매각 결국 무산
'미·중 갈등' 매그나칩 매각 결국 무산
  • 박상철
  • 승인 2021.12.1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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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외국인투자위원회, 중국 매각 승인 반대
매그나칩반도체 연구소가 위치한 청주 직지스타

시스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계 사모펀드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된다는 결론을 내리며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매각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매그나칩반도체는 14일 성명을 통해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탈의 합병 계약이 미국 재무부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을 얻지 못해 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매그나칩이 보유한 첨단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자동차용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매그나칩의 중국 매각에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2004년 SK하이닉스에서 분사해 만든 매그나칩은 미국 시티그룹 벤처캐피털에 인수되면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매각할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 매그나칩이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 국내 산업계는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미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계획할 M&A가 비슷한 이유로 국가별 심사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를 위해 중국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 SK하이닉스나 3년 내 M&A를 선언한 삼성전자도 매그나칩 반도체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위해 8개국(한국, 미국, 유럽, 중국,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의 독과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을 포함해 7개국이 인수를 승인했지만 중국만 7개월째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인수에 대한 독과점 우려가 낮아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매그나칩반도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구동칩(DDI) 등을 생산한다.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생산업체다.

지난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인 청주 공장을 SK하이닉스와 국내 사모펀드에 4억3500만 달러(약 4923억원)에 매각한 뒤 경북 구미 공장과 충북 청주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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