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미분양, 稅감면으론 해결 못 해"…건설사들 '불안한 버티기'
"지방 미분양, 稅감면으론 해결 못 해"…건설사들 '불안한 버티기'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4.01.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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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시기, 섣불리 올해 분양계획 세우기 어려워"
1·10 대책 후 전북·강원·광주 등 신규 청약도 미달 연속
지난해 건설사 폐업 2347곳…부도 건설사도 21곳 달해
대구 도심 아파트의 모습./뉴시스

"솔직히 지금 같은 시기에 새로 분양을 내놓는 것은 자폭행위잖아요. 그래서 섣불리 올해 분양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중견 건설사 관계자 A)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 및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 시 주택 수 제외, 미분양 주택 공공 매입 등 혜택을 담은 1·10대책을 발표했지만 건설사 반응은 미지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지방 미분양 수는 5927가구로 수도권(6998가구)7배 이상 웃돌았다. 특히 지방 소재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376가구로 전국 준공 후 미분양(1465가구) 물량의 80%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10대책을 통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다.

우선 이달부터 수요자들이 내년 12월까지 준공된 악성 미분양 주택(85, 6억원 이하)을 최초로 구입하는 경우 해당 주택은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빼주기로 했다. 기존 1주택자가 최초 구입할 때 1세대 1주택 특례(법 개정 후 1년 내 미분양을 최초 구입하는 경우)도 적용된다.

또 주택 건설사업자들에 대해서도 준공 후 미분양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경우 원시취득세를 1년 한시로 최대 50%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분양 추이를 보면서 분양가 할인 등 건설업계의 자구노력과 임대수요 등을 고려해 악성 미분양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대책 발표에도 변화를 체감할 정도의 시장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10대책 이후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문의가 조금 늘긴 했지만 그 효과가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지방 미분양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지면 정책완화를 더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B 중견 건설사 관계자 역시 "섣불리 올해 분양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이미 공정이 진행 중인 현장으로부터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계속 잡히고는 있지만, 올해 새로 분양 계획이 잡힌 현장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1·10 대책 이후 신규청약에 나선 지방 단지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517일 일반분양에 나선 '전북 익산 피렌채''강원 강릉 유블레스 리센트'는 는 각각 92가구 모집에 9, 218가구 모집에 33명 신청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광주 어등산 진아리채 리버필드' 역시 접수 건수는 총 134가구 중 63가구에 그쳤다.

이처럼 최근 미분양 문제가 계속 심화하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자금난을 버티지 못한 채 쓰러지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을 신고한 종합·전문건설사는 전국에서 2347곳으로, 지난 2021(1736) 대비 35.2%, 2022(1901)에 비하면 23.5% 늘어났다. 종류별로 보면 418곳의 종합건설업체가 지난해 폐업 신고를 했으며, 나머지 1929건은 전문건설업체였다.

부도가 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로,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도 지난해 21곳으로, 2022(14)보다 5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총 2곳 건설업체에서 부도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들은 모두 전문건설사로, 울산·제주에 위치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요즘 자꾸 현장이 줄어들다 보니 주택을 위주로 하는 건설사들은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가면서 임원들도 줄이고, 향후 직원 수도 조정을 조금씩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다만 부동산 경기라는 것이 기류를 타면 또 전환되기도 하니 4월 총선 이후부터는 좀 좋아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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