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정 칼럼] 트라우마 다루기
[장현정 칼럼] 트라우마 다루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6.08.0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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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정 열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장현정 열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트라우마(trauma)란 원래 신체적 외상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요즈음에는 심리학적 용어로 장기적인 정신장애를 남기는 정신적 충격을 의미합니다.

 트라우마는 보통 유년기에 생기게 되는데, 신체적 정서적 학대, 주 양육자와의 피치 못할 이별 등이 주요 원인이 됩니다. 트라우마를 받게 되면 1차 반응으로 부정적 정서 경험을 하고 2차 반응으로 그러한 경험을 회피하기 위해, 자기 나름대로 심리적 방어체계를 만듭니다. 트라우마가 반복될수록 이러한 방어체계는 더욱더 공고화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됩니다. 문제는 자기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체계가 때로는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30대 A씨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A씨는 이유 없이 늘 불안하고, 아이에게 쉽게 짜증을 내고 윽박지르는 등 마음의 어려움이 있어 내원 하였습니다. 면담을 통해 A씨는 6살 때쯤, 부모님이 이혼하고 이모가 자신을 데리고 외가로 데리고 가는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군 복무시절 지금의 아내와 연애 할 때, 아내가 연락이 되지 않으면, 자신을 버리고 갈까봐 탈영까지 생각해봤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A씨는 사회적으로 훌륭한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 있었던 트라우마로 현재까지도, ‘내가 못나서 버리고 가지 않을 까.’하는 불안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과거의 트라우마가 자극 될 때 마다 마음이 괴로워졌습니다.

물론 트라우마에 의한 방어로 생긴 불안과 열등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학업과 직업 성취에 도움이 되었지만, 훌륭한 현실적인 위치에서도 불구하고 방어체계가 A씨의 마을을 괴롭혔습니다.

살다보면, 별것도 아닌 일로 화나고 슬프고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가기를 잠깐 멈추고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를 발견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옛날 어느 때부터 마음 속 어딘가에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이제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다 지난일이야. 이제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라고 위로 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위로의 과정이 어렵다면, 마음의 전문가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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