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甲’이 되는 또 다른 방법
슈퍼‘甲’이 되는 또 다른 방법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2.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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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u1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u1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번에는 꼭 합격할 줄 알았어요. 스펙 쌓으려고 그동안 투자한 돈이 얼만데요. 이젠 중소기업이라도 알아봐야겠어요.”

대기업에 몇 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청년실업자들에게서 듣는 흔한 얘기다. 드디어 청년 백수 100만 명 시대가 열렸다. 정식 통계 자료상으로는 5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청소년통계’ 자료는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였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 공직 기관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소기업의 선호도는 최하위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기업은 찬밥신세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로 따져보면 100개 중 99개가 중소기업이다.

통계상으로는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넘쳐날진대 대부분의 청년은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사회적 분위기 탓인지 중소기업의 매력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블루오션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체로 대기업은 높은 급여와 함께, 회사도 안정적이다. 모든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주는 대로 받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완벽한 ‘乙’의 입장이 된다. 그리고 그 편안함에 깃든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점점 커진다.

반면, 중소기업은 한 사람의 책임 영역이 넓다. 영업·생산·기획·구매 등 1인 3~5역은 기본이다. 이 정도를 해결해 주지 못하면 부족한 인력을 보완할 재간이 없다. 다양한 역할에 부족한 복지 및 박봉은 구성원들을 지치고 힘들게 한다. 중소기업의 종사자들은 열악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매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쉽게 일 처리 하는 방법, 사람 관리하는 법, 남다른 영업술 등 기업이 필요한 기능을 하나하나 스스로 익히면서 슈퍼‘甲’으로 둔갑해 간다. 자신은 잘 모른다. 자기 자신을 만년(萬年) ‘乙’로 치부해 버린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은 열악한 중소기업 환경을 감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처사다. 중소기업에는 수년간, 수십 년간 단련된 사람들의 숨겨진 저력은 막강하다. 업무 처리 방법의 모든 과정을 온몸으로 익힌 터라 두려움 없이 척척 잘 대처한다.

그들은 눈·비·바람에도 꿋꿋하게 자라는 들에 핀 ‘야생화’같은 존재다. 야생화는 생명력이 넘쳐난다. 시련에 강하다. 받을 거 다 받고, 누릴 거 다 누리는 직장은 결코 야생화가 될 수 없다. 그저 눈요기를 위한 온상의 꽃에 불과하다. 어느 중소기업 경영인은 “중소기업에서 5~6년 근무하는 것이 대기업에서 10년 하는 것보다 농도가 짙고 내공도 더 쌓인다. 능력과 열정만 있으면 대기업보다 2~3배 압축해 경영의 전 과정을 배울 수 있어서 열악한 중소기업을 CEO 인큐베이터이다.”라고 강조한다.

창업의 노하우는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든다. 우리 주변에는 중소기업의 박봉에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큰 돈 버는 CEO들도 쾌 많다. 모두 중소기업에서 배운 노하우 덕택이다. 아무나 CEO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공의 기회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크게 열려 있다.

100세 시대를 고려해 볼 때, 중소기업 CEO라는 일자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이런 행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소기업에서 닦은 잡초정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큰 이득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디서든 통하고 오랫동안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은 바로 잡초정신으로부터 출발한다. 부족함은 잡초 정신의 뿌리다. 온상 정신과는 차원이 다르다. 청년들의 도전이 절실하다. 잡초정신은 퇴직 후 슈퍼 ‘甲’이 되는 또 다른 지름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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