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원 칼럼] 이젠, 민생 안정이다
[윤상원 칼럼] 이젠, 민생 안정이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2.22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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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u1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윤상원 (사)한국발명교육학회장&u1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최근 구제역 판정을 받은 농장주들은 온갖 처방을 다 해 보았지만, 모두 물거품이 됐다. “도살처분 되는 젖소들을 볼 때마다 피눈물 밖에 안 나옵니다. 동물도 영혼이 있다는데 위령제라도 지내려고 합니다. 다음 생애는 좋은 주인 만나길 기원할 뿐입니다.” 절규나 다름없다. 축산 관련 산업도 타격을 맞았다. 지역 축제도 대부분 취소됐다. 지역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 민초들은 죽을 맛이다.

무기력하고 희망을 저버린 민초들의 모습은 이것만이 아니다. ‘퇴직 후 먹고 살려고 퇴직금과 은행 융자받아 조그만 가게 하나 차렸지만 무너져 가는 상권에 밤잠 못 이루는 자영업자들, 터무니없이 올라만 가는 전·월세에 치인 셋방살이 월급쟁이들, 농촌붕괴로 자괴감에 빠진 농민들’ 민초들의 한숨 소리는 구슬프다.

민초의 가계부채 증가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물가의 파급력이 거세다. 기름값은 물론 보험서비스료, 공동주택관리비, 학원비 상승률이 만만찮다. 바구니 물가에 주부들은 가슴을 쓸어내릴 뿐이다. 마트에 빈 바구니로 갔다가 빈 바구니로 오기가 일쑤다. 업계는 제 이득 챙기기에 바쁘다. 부족한 소득은 가계경제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의 칼날이 춤을 추고 있다. 불안한 고용시장에 민초들은 살얼음을 걷고 있다. 그 잘나가던 경기 남동·반월·시화 산업단지 대로와 이면도로변에는 ‘저렴한 공장거래 ’ ‘임대 물건 다수확보’가 적힌 현수막이 나부낀다. 찾는 사람도 없다. 처량하기만 하다. 해소될 기미조차 안 보인다.

민생 안정에 또 다른 역풍이 매섭다. 그 중심에 일자리 문제가 웅크리고 있다. 취업 재수 삼수는 기본이다. 그것도 대부분 인턴이다. 정규직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요즘 청년 백수 상당수가 학자금이나 생활자금 대출이 없으면 생계를 이어가 갈 수 없을 지경이다. 기초 생활비가 부족하다 보니,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는 20대 청년층이 계속 늘고 있다. 이런 정도면 청년들에겐 창업이니 기업가정신이니 떠들어 봤자 ‘소귀에 경 읽기’다. 당장 먹고 살 경제적 여유도 없는데, 뭐가 제대로 마음에 와 닿겠는가. 웬만해선 청년들은 콧방귀도 안 뀐다. 하도 속아봐서 그렇다. 정부의 청년 실업 대책은 겉모습만 번지르르하다. 알맹이가 없다.

대한민국의 빈익빈 부익부 뿌리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7년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모 초등학교 설문조사에서 장래희망 직업으로 부동산 임대업 등장, 부자들이 자식 결혼에 6억~7억 대 비용 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가 번 돈 자기가 쓴다고 누가 시비 걸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러나 민초들의 박탈감은 사회적 좌절감으로 이어진다.

이제 얼마 안 있어 대선이다. 정치인들의 공약은 헛방만 날리고 있다. 모든 청년에게 ‘연 100만 원 지급, 자녀 한 명당 월 30만 원 지급, 병사 월급 네 배 인상’ 몇몇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달콤함 공약들이다. 민초들은 다 안다. 공염불임을. 알 거 다 아는 똑똑하고 현명한 민초들 아닌가. 자기 돈도 아니면서 민초들이 한 푼 두 푼 낸 세금으로 뭐 좀 뽐 나게 해보려는 모양새다. 그런 공약은 폐기처분 감이다. 민초들은 정치인들의 탐욕에서 나온 공약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계에서도 반응은 똑같다. 정치인들은 과거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민생은 뒷전이고 허구한 날 ‘네가 옳다 내가 옳다’ 따지는 난장판 정치가 한국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민생 정치가 아니라, 오로지 정치인의 인기를 위한 정치다.”라는 소리를 귀에 따갑도록 들어왔다. 대선이 끝나면 일자리 창출 문제는 슬그머니 뒷방 늙은이 신세로 전락할까 민초들은 노심초사다. 민생관련법안 들은 수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봐도 기대할 봐 못 된다.

민생 문제의 해결책을 두고 전문가들은 갑론을박이다. 들어보면 거기서 거기다. 정답도 이미 나와 있다. 무조건 민생 챙기기다. 뻔한 민생 문제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할 여유가 없다. 거창한 구호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만의 색깔로 우리 경제를 살리고, 우리 민초를 살리는 길만이 묘안(妙案)이다. 어떤 정책이든 법안이든 민초가 최우선이다.

예부터 민심 즉 천심(民心 卽 天心)이라고 했다. 한 국가의 미래가 오직 민초에 달려있음을 암시하는 주옥같은 글귀다. 최근 조계종 무산 스님이 “중생의 아픔을 화두로 삼으라”고 강조했다. 스님의 법문은 ‘잠룡(潛龍)’들을 겨눈 것이다. 대선 주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큰 ‘화두’다. 그들이 고민해야 할 일은 확연하다. 첫째도 민생안정, 둘째도 민생 안정, 셋째도 민생 안정이다. 결코,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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