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청주 덮친 초미세먼지, 학부모는 발 동동
'새 학기' 청주 덮친 초미세먼지, 학부모는 발 동동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3.0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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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개학 첫날인 4일. 유치원을 다녀온 한 아이가 마스크를 쓴 채 집에 가고 있다. 청주는 지난 1일 오후 4시부터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 사진=독자 제공.

“아가, 새로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밖에 나갈 땐 불편하더라도 마스크 꼭 써야 해.”

새 학기 개학 첫날인 4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아파트. 김모(33·여) 씨는 유치원 등원에 들뜬 5살 아들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였다. 아들에게 마스크를 씌우려는데 답답했는지 자꾸 벗으려 해서다.

반강제로 씌운 뒤 통학버스에 태웠다. 통학버스에 탄 다른 아이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과 서로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며 낄낄댔다.

김 씨는 “마음 같아서는 방독면이라도 씌우고 싶다”며 “이젠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6살 딸을 둔 이모(36·여·청주시 흥덕구) 씨도 “아이에게 마스크를 꼭 씌워주고 등·하원시간 외에는 되도록 야외활동을 삼가고 있다. 따스한 봄날, 미세먼지 때문에 맘껏 햇빛도 못 쬐고 실내에만 있는 아이가 안쓰러웠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실외활동을 못해 오히려 아이의 체력이 나빠질 것 같다.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직장맘’ 김모(36·여·청주시 서원구) 씨도 “공기라도 좋으면 아이가 놀이터에서 실컷 놀텐데 그런 점이 아쉽다”며 “그나마 어린이집이 집 근처고 공기청정기도 있어 큰 걱정은 안 되지만,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제는 일상이 된 미세먼지 탓에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야외활동 자제 또는 마스크를 씌우는 것 외에는 특별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등원 시간인 이날 오전 8시부터 오전 9시까지 충북도내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83~85㎍/㎥로 매우나쁨 기준(75㎍/㎥)을 훌쩍 넘겼다.

같은 시간 청주지역 초미세먼지 농도는 △문화동 100~114㎍/㎥ △사천동 104~108㎍/㎥ △산남동 94~99㎍/㎥ △송정동, 봉명동 100~109㎍/㎥ △오송읍 127~135㎍/㎥ △오창읍 120~128㎍/㎥ △용암동 71~74㎍/㎥ △복대동 110~135㎍/㎥ 등이다.

오송읍의 경우 이날 낮 12시쯤 초미세먼지 농도가 171㎍/㎥까지 치솟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져 서쪽 지역과 일부 내륙 지역에서 농도가 높게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건강관리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 증가할 때 호흡기 질환 입원환자 수가 1.06%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는 8.84%나 늘었다. 심뇌혈관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수도 전체연령에서 1.18% 늘고, 65세 이상에서는 2.19% 증가했다.

초미세먼지의 증가는 협심증,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초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작은 탓에 직접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 손상을 가져와 협심증,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고 암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 의료전문가는 “미세먼지 축적을 먹는 것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이나 녹차 등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함유된 미나리와 알라신이 함유된 마늘은 체내 중금속 등 각종 독소들을 흡수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며, 배에 함유된 루테올린 성분은 기관지염, 가래, 기침 완화에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청주는 지난 1일 오후 4시부터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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